080820

딱 일주일간의 정상출근. 마치 아침 9시에 출근하던 사람더러 밤 9시에 나와 일하라고 한듯이 밤을 새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다시 밤낮을 바꿨다. 일주일 뒤에 다시 바뀔 밤낮이 두렵다. 아침마다 출근 전쟁을 치루고 나면 진이 빠져서 한때는 지금처럼 오후에 출근하고 늦게 퇴근 했으면 하고 바랬던 적도 있지만 이렇게 일년을 살다보니 언제 일하든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건 일을 한다는 거고, 스트레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다는 거고.

주문했던 쇼파 대용으로 쓸 베드벤치가 도착했으나 인터넷 주문의 한계인가. 생각보다 커서 가구 배치를 하는데 애를 먹었다. 방 구조가 조금 애매해졌다. 수납장도 샀는데 그게 도착해야 완벽한 배치가 끝이 날 듯. 

느닷없이 봄이 오고 여름이 왔듯이 가을도 갑자기 오나보다. 어제는 너무 추워서 잠결에 다용도실로 가 겨울 이불을 꺼내와 덮고 잤다. 아 행복해 행복해 그러면서 잤다는.

엄마와 마트에 가서 제수음식 재료를 샀다. 잊고 있었는데, 이맘때쯤 새아빠께서 돌아가셨었다. 딱 일년만 더 사시지. 지금의 내모습을 보면 가장 기뻐하실 분이 그분이신데. 늘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시간은 정말,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기사의 책을 샀다. 무조건적으로 사는 여행기가 있다면 바로 오기사 시리즈와 김남희님의 도보여행책이다. 김남희님은 내가 원체 팬이라 예전에 실제로 만나본 적도 있다. 그분의 싸인이 담긴 책은 내 보물 1호. 책을 빌려줘 놓고 대게 잊고 있는 편인데, 그분 책은 쪼고 또 쪼아서 돌려받고 다시 아무에게도 빌려주지 않는다는 (내끄얏!!) 오기사의 책은 유쾌하다. 철모를 쓴 오기사의 만화를 읽다가 폭소하기를 여러번. 김남희님과 오기사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 그대로를 내 보인다는 것이다. 김남희님은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오기사님은 부끄러운 실수들 까지도 모조리. 매끄럽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하는 나와 주변 사람들만을 봐오다가 책이라는 매체를 통하면서도 진심으로 와 닿는 그들의 진정성을 보면서 반하게 되는 것이다.

by 미루 | 2008/08/20 01:34 | daylight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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